득템

토요일(2010. 09. 11)에 홍대에 놀러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사러 간거지만. 홍대 도착 전까지 구름만 껴있던 하늘이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비를 흩뿌리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심보일까 싶었다. 우산을 폈다. 책을 싸게 파는 행사 때문에 홍대 올라가는 길 주차장에 천막이 설치 되어 있었다. 안그래도 협소한 곳에 우산까지 펴드니 더욱 좁아졌다. 종이에 물은 상극인법. 우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에도 조심스럽더라.

폐장시간이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가 오는 덕에 괜시리 파장이라도 날까봐 조바심이 났다. 어차피 이번엔 충동구매는 말자라는 다짐으로 갔기 때문에 딱 두권만 골라서 샀다. 딱 표지만 보고 샀다. 쿨하다. 이자빠.

정의란무엇인가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년) 상세보기

그러니까당신도써라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 글쓰기 > 글쓰기일반 지은이 배상문 (북포스, 2009년) 상세보기

이 두 권이다. 모두 30% 할인가격에 산 것으로 기억한다... 아닐수도 있다_-;;; 우선 정의란 무엇인가가 날 홀린 멘트는'매년 천여 명에 이르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흥미롭고 도발적인 실제 수업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거창하다_-;; 그냥 멘트에 혹한거다. 그냥 나도 뭔가 있어보이는 것을 읽어보고 싶었을 뿐. 다 읽는데 몇 년 걸릴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실제강연 모습을 30분으로 압축한 CD가 동봉되어 있으니 그것으로 퉁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는 책 뒷표지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전략)...그런데 이 책에서 내가 말하는 '작가'는 여태껏 통용되어 온 '작가'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중략)... 오히려 수천 명의 구독자를 가진 인터넷 논객이 작가라는 호칭에 걸맞지 않을까?... (중략)... 강조하건대, 지금은 '개나소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그렇다!! 난 작가가 되고 싶은 개나 소였다. 그러니 이 책을 살 수 밖에... 씁쓸.

요즘 책 읽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인데 덜컥 책만 사모으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책은 쌓아두면 보물이란 제멋대로의 줏대를 가지고 있으니까 후회는 않으련다. 자자~읽자 읽어.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