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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터 시작된 일부 게임 방송 불가 사태가 완만히 해결되지 않고, 결국 이번 주중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는 기사가 포털 사이트 스포츠 섹션에 게시되었습니다.

  파행을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 중계 관련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주말 이미 야구팬들을 
  울렸던 불방 사태가 일단 주중 경기에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이번 사태의 등장 인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케이블 스포츠 전문 채널 : SBS스포츠, MBC ESPN, KBS N 스포츠, X-sports
이 중 X-sports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채널들은 3대 공중파의 자회사 프로그램 공급자(이하 PP)입니다. 
2. 에이클라 : 한국 프로야구 중계권 대행사
KBO에서 중계권 대행을 위탁받은 업체입니다. 한간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이 회사의 대표가 KBO 대표의 친인척 관계라는 설이 있습니다. (기사 혹은 어느 블로그에서 본 내용인데 출처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3. IPTV : KT, SK 브로드밴드, LG 데이콤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IPTV 대표 3사.


그들은 왜 싸우는가? (PP vs 에이클라)
그렇다면 이들은 왜 싸우는 것일까요? 에이클라의 입장과 PP의 입장을 각색(전라도식)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글을 쓰는 편의상 에이클라는 A로, PP는 P로 표기하겠습니다.

A : PP들아 중계권 줄라니까 두(頭)당 14억 정도만 주라
P : 싫다. 10억에 결정보자.
A : 아야! 작년에는 16억원 씩이었는데 이번에는 2억이나 깎아줬잖아. 
P : 얌마! 올해는 경기가 어렵자네~ 글고 적자가 자꾸 불어나서 우리 보대껴 죽것다(힘들다). 
     우리가 작년 적자 총액이 150억원대 였고~ 광고 매출도 50%나 떨어졌응께 10억에 계약하자.
A : 웃기는소리 하고 있네. 우리가 계산기 뚜들겨 보니까 느그 중 한군데는 중계 수익료로 100억대나 챙겼다던디?
     나를 병신 핫바지로 보는거여? 느그들 따른데서 적자난거를 이거 깎아서 채울라고 그라지?
P : 누가 100억이나 챙겨~ 우리가 쪽바리들하고는 비밀계약 땜에 말은 못해도 그정도는 아니여~. 글고 느그는 
     딴데다가(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IPTV) 엄청나게 금액을 불렀다매? 
     우리가 찍은걸 왜 느그 맘대로 팔어?
A : 야구 컨텐츠는 KBO 고유 소유라서 다른 매체에다가 팔아도 아무 하자 없거든? 
     글고 포털 사이트에다가는 KBO가 팔았거든? 클린피드(주1)로 팔아 먹는 건 느그가 노터치 해야된당께
P : 클린피드로 팔아먹을 수 있는건 아는데~ 우리가 그 영상을 만들잖냐. 
     그거를 우리한테 저작권 인정을 안해주면 말이 안되지 않냐?
     저작권도 인정 안해주는데 우리가 영상을 만들 필요가 뭐 있데? 
     우리 더티피드(주1) 만드는데 연간 30억이나 들어~ 그것중에 클린 피드를 그냥 날로 넘기라고?

이렇듯 서로간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1 : 야구 중계 영상에는 4가지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기장면, 그래픽, 현장음, 해설음이 그것인데요. 이 네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있는 영상을 더티피드라 하고, 그래픽과 해설음이 빠진 영상을 클린피드라고 합니다.


<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두 사자 >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IPTV)
PP와 에이클라의 싸움을 지켜보며 경우의 수를 그리고 있는 IPTV 진영의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역시 전라도식으로 각색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들(3사)이 작년까지 가입자가 많이 없어서 적자를 보고 있었제? 그 이유가 뭐냐? 그거는 킬러 컨텐츠가 없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우리가 공중파의 핍박을 받으면서도 드라마, 예능 같은 것들을 사가지고 서비스 하고 있자네~. 근디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뭔가 특별한게 필요한데.... 아~!! 보니까 PP놈들이랑 에이클라놈이랑 서로 싸우고 있던데... 내가 한번 에이클라랑 붙어먹어볼까? 우리가 약한게 스포츠 컨텐츠가 없어서 그랬던 것인디...
근디~에이클라랑 붙어먹었다가 PP 부모놈들(공중파 3사) 한테 밑보이믄 드라마, 예능 전부 다~ 걷어가버리는거 아녀? 아따~ 고민된다. 고민이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매우 어정쩡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뿌리
이 사태의 본질을 예상해 보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프로야구 방송 불가 사태가 일어난 분쟁의 뿌리를 파헤쳐 보는 것이 기본 순서라 생각이 됩니다. 현재 에이클라의 경우는 팬들에게 욕은 먹겠지만 PP들보다 많이 얻어먹는 형국은 아닙니다. 그리고 판매 할 수 있는 갑의 입장이기 때문에 느긋한 점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을의 입장에 있는(사실 어느정도 같은 위치에 있는 관계이지만 엄밀하게 따져서 가른 위치입니다.) PP의 경우를 살펴 봐야 할 것입니다. 위에서 제가 약간은 과장되게 표현한 그들의 대화와 지켜보는 이의 생각을 
보신 후 어떤 생각을 가지셨나요? 저는 PP의 입장에서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야 하는데 에이클라가 다른 매체와도 거래를 하는게 못마땅한 것입니다.
자기네들만 중계권한을 가지면 국내 모든 야구팬들을 독점할 수 있는데, 다른 매체가 파이를 야금야금 뜯어먹는게 두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동시에 IPTV측이 하이에나처럼 살아남기 위해 가입자 유치를 노리고 슬슬 눈치를 보며 접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먹잇감을 두고 경계하는 사자와 뒤를 노리는 하이에나 >


해결의 실마리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에이클라가 타 매체에 대한 중계권 판매에서 크게 양보를 하지 않으면 궁극적인 타결은 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봉책으로 올해 더 가보자라던지, 아니면 서로 갈 때까지 가보자라는 심산으로 진행이 될 듯 합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서로를 죽일뿐이고, 한국 프로야구를 죽이며, 국내 야구 팬들을 외면할 뿐입니다.

현재 관객 동원 신기록을 목표로 힘차게 달리고 있던 프로야구의 주 원동력이 멈춰있습니다. 어떤 종목의 스포츠라도 TV라는 매스미디어에서 멀어지게 되면 순식간에 흥이 죽어버리고 맙니다. 특히 한국인들은 더 심하죠. 그것은 불과 몇 년전 PP들이 없이 공중파들이 스포츠 영상을 직접 만들었을 때를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프로야구가 공중파 방송에서 사라지면서 쇠퇴기를 걷기 시작했던 그 때 말입니다. 

방송에서 프로야구를 볼 수 없게 되면 핵심이 되던 헤비유저(매니아 팬)들은 살아남아 꾸준히 야구를 사랑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로든 부유할 수 있는 라이트유저(일반적인 팬)들은 떠나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또 소수의 팬만이 야구장을 찾아서 선수들을 응원할 것입니다. 선수들은 쓸쓸한 경기장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나갈테구요.

방송 불가라는 문제는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서서 조금씩 양보하는 마음으로 진행을 해야 될것 같은데...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인가요? 그래서 실현 가능성이 더 낮아보이는 것은 저만의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매체에서 멀어지고 흥이 죽어버린 아마야구... 프로야구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사진 / 플리커 닷컴, 백달님 블로그
글 / 자빠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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