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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상대적 체감

자빠질라 2010. 10. 5. 12:11



제작 관련 공부를 시작한지 벌써 9일 정도가 되었다. 뭐 어찌어찌 하다보니 공부하게 되었는데, 사실 좀 벅찬 감이 없잖아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소싯적에 열심히 해둘껄' 하는 후회가 머릿속에서 좀처럼 떠나질 않는다. 

1988년에 컴퓨터 교육 열풍이 불어 당시 국민학생 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에 붙들려 컴퓨터 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내 기억에만 해도 우리 동네 아이들 전부가 한 컴퓨터 학원을 다닐 정도였으니 정말 대단했다. 나도 열심히 다녔다. 게임을 할 수 있었으니까. 대유행을 했던페르시아 왕자 끝판 왕을 학원에서 두번째로 깼다고 자랑하던 기억도 있다. 그 때 배웠던 프로그램 언어를 잠깐 나열해 보자면 코볼, 베이직, 도스, 포트란 등등 이었다. 요즘처럼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적용한 교육법이 아닌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정보처리 기능사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알고리즘이니 자료변환이니 하는 것들을 꼬꼬마때 배웠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문에 평생동안 프로그래밍은 어렵다라는 생각을 품고 살게 된 것 같다.

98학번으로 대학에 진학 할 때 난 '응급구조과'를 들어가길 희망했지만 또 어찌어찌하다보니 '전산과'에 들어가게 되었다. 1년동안 꼬꼬마때 배웠던 내용들을 다시 배우고 입대를 했다. 제대 후 난... 급변하는 컴퓨터의 세계를 실컷 체감 할 수 있었다. 프로그래밍 위주의 트렌드에서 웹 제작관련의 트렌드로, 그리로 멀티미디어 관련 트렌드로... 정신차릴 수 없을만큼 빠른 세계에서 참 방황도 많이 했다. 그리고 졸업. 그리고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업종의 종사.

학생때는 당췌 어디에 써먹을지 모르는 내용을 공부하면서 많이 힘들어 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힘겨워하는 학생들을 보며 '그래도 공부할 수 있는 느그가 참 부럽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큭큭.. 우습지만 여전히 공부 한다는 것은 어렵다. 특히 비논리적인 내가 논리로 똘똘 뭉친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는 사실에서 더 그렇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학생때 보다는 덜 어렵다. 프로그래머로써의 동경심이 발휘 된 것일까, 아니면 사회에서 굴러먹은 속칭 '통빡'으로 대충 문대니까 그런 것일까? 어쨌든 재미는 있다.

그런데 새로 공부를 시작한 요즘 가장 힘든건 바로 체력이 후달리기 때문란 생각이 들어 더 재미있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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