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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글

문신

자빠질라 2013. 2. 14. 11:27

Tattoo
Tattoo by JD | Photography 저작자 표시





내가 문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때엔 ’왜 징그럽게 저런걸할까?’ 또는 ’저거 늙으면 추한데 속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반대로 문신이 패션이 되고 난 요즘엔 ’나도 한번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가끔은 한다. 늙어서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은 아직 있지만 아주 작은 그림으로.

그런데 오늘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면서 문신을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알게 된것 같다.


내 목부분에는 작은 흉터가 있다.



어릴적에 동네 꼬마를 시켜서 돈을 훔쳐오게 했다는 누명을 쓴적이 있다. 자기 자식이 자의적으로 그럴리 없다고 철썩같이 믿은 어른이 씌운 누명이었다. 뺨 한대를 시원하게 갈기고 욕을 찌껄인 후에 자기 새끼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던 편협한 어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나는 화병으로 끙끙 앓아누웠다. 오전에 맞았으니까 눈을 뜬건 해가 뉘엿거리는 저녁이었던 것 같다. 겨우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눈앞이 깜깜해지며 순간적으로 고목나무 쓰러지듯이 앞으로 넘어갔다. 아마 오랫동안 누워있다 일어서서 생긴 빈혈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하필 쓰러진곳이 함석철판을 돌돌 말아놓아 세운 곳 위였다. 어릴적에 아버지께서 집수리를 하셨기 때문에 이런한 금속장비가 많았고, 우리집 방문 앞에는 어른 허리높이의 턱이 있어서 내가 함석철판 위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때 생긴 상처가 오늘 유독 눈에 띄었다. 위에 이야기한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면서 조금은 쌩뚱맞지만 문신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다 (웃음)


이제는 기억을 하기 위해 남기는 자그마한 문신 하나는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아픈게 싫은 나는 아마 영원히 하지 않겠지.


자기 몸은 자기것이라지만 요즘 어린아이들을 보면 좀 심하다 싶을정도로 문신을 한 것이 종종 보인다. 멋으로 했거나, 휘발성이 강한 의미부여로 문신을 했다면 나중에 참 후회 많이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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