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이라 간단히 먹고 싶었다. 그냥 사과만 먹고 말지 했다. 지난밤에 피자로 과식 했었으니까. 어젯밤에 하도 소화가 안 돼 살아보겠다고 3년만에 노래방에 가서 목이 쉴 정도로 달렸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니 약간의 공복감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속이 더부룩했다. 하지만 아내님은 굶겠다는 나님이 용납되지 않았나보다. 굶기면 안 된다는 사명감 아래 어제 먹다 남은 썩을 피자마루에서 만든 토마토 스파게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줬다. 나는 어제 그렇게 피자마루에게 데었으면서 그걸 또 먹었다. 나란 인간은 음식 앞에선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_-; 그런데 반전...이게 맛있었다! 조금 짜증이 났다. 하룻밤 사이에 숙성이 돼서 그런걸까? ㅋ 가볍게 먹기엔 괜찮더라. * 피자마루 토마토 스파게티 + 아내님..
토요일 밤에는 외식이 땡기는 법이지. 맥주를 맛있게 먹고 싶어 아내님을 꼬셔서 피자를 시켰다. 약간의 폭풍 검색 타임을 갖고 피자마루의 시카고 피자를 전격 선택! 한 조각을 들어 올렸을 때 쭉쭉 늘어지는 비주얼이 선택을 부추겼다. 스테이크 시카고 피자 주문 완료! 그리고 내가 좋아라하는 토메이토 스파게뤼도 함께 주문 완료! "띵동~!" 주문 후에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종종걸음으로 현관문을 열고 피자를 받아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피자가 빨리 온 것 같았다. 피자를 건네받고, 세팅을 마무리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박스를 열었는데... 너무 초라한 비주얼의 피자 한 판이 우리 부부를 맞이했다. 실망감이 엄습했다. 사진에는 널찍하게 펼쳐져 있던 스테이크는 얇은 육포처럼 오그라져 있고, 주욱~ 늘어질 것으로 생각했..
벌써 10여 년이 된 것 같다. 20대 후반에 한창 배고팠던 시절이었지. 연남동 애경 디자인 센터 건너편에 '툴상사'라는 광고자재상이 있다. 그 공간에서 1년 정도 근무한 적이 있어 이 인근이 왠지 내 정신적 고향과 같다.아내님에게 아침을 야무지게 받아먹고 망원역 근처에 있는 카페 '창비'에서 일을 시작했다. 5시간 동안 웍스바이에 관련된 글 개요를 기획하는 일을 마무리 지었다. 오후에는 아내님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섰다.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합정역이 더 가까웠지만, 정신적 고향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그래서 홍대입구역으로 고고씽.홍대입구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어떤 것들이 변했고,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았는지 둘러보는 게 내 취미다. 사라진 공간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 생긴 공간..
내가 좋아하는 삼합은 단연코 홍어 삼합이다. 난 정말 홍어를 좋아하니까. 하지만 삼합이 꼭 홍어 삼합만 있을까. 궁합 좋은 음식들이 모여 잘 어우러지면 그게 바로 삼합이지.그런 의미로 도시락계의 삼합이라고 할 수 있는 스팸 + 잘 익은 열무김치 + 김의 콜라보는 이견을 제시할 수 없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학창시절의 향수도 같이 맛볼 수 있어서 더욱 좋지.토요일은 자택 근무일이라 카페 나가기 전에 아내님이 아침상을 봐주셨다. 간소하지만 내 마음에 딱! 드는 식단. 자칫 짤 수도 있는 삼합의 맛을 잘 눌러주는 담백한 들깨 뭇국도 아주 맛이 좋았다. 덕분에 든든한 배를 허리띠로 묶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 * 스팸 + 열무김치 + 김 + 들깨 뭇국 = 흰 쌀밥이 더 그리워지는 환상 콤비 ..
차가운 거리를 10여 분간 걸어서 집에 들어오니 아내님이 반가운 소리를 한다. 오빠, 엄마가 오빠 먹으라고 소꼬리탕 만들어 놨는데~ 먹고 운동할래? 아니면 안 먹고 운동 안 할래?당연히 먹고 운동하지_ㅋ/아내님은 웃으면서 딤채에 넣어 놓았던 글라스락을 꺼내왔다. 국자로 굳어있는 소꼬리탕을 떠서 냄비에 옮겨 담는데, 이건 완전 젤라틴 덩어리. 탱글탱글 국자 위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매우 좋더라. 드디어 따끈해진 소꼬리탕이 등장했다. 송송 썰어 놓은 파를 숟가락으로 떠서 넣으니까 아주 참된 비주얼이 나왔다. 자 이제 먹어볼까. 한 숟가락 떠먹었다. 담백한 국물이 저녁에 먹기 참 좋았다. 회사 근처에 전주 장작불 곰탕집에서 먹던 국물과 정반대의 느낌이다. 나중에 점심 식사하러 가면 포스팅하겠지만, 전주 장작불 ..
오늘도 어제처럼 뜨끈한 국물이 당기는 날이다. 어제는 소고기 짬뽕을 먹었으니까 오늘은 자주 생각나는 마약 부대찌개다! 보통 부대찌개 하면 걸쭉하고 진한 국물맛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긴 좀 다른 맛이다. 전통적인 이미지의 부대찌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심심하거나 아쉬울 맛이다. 여긴 국물이 매우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하니까.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을 내는 것에는 숙주나물이 한몫한다. 주문할 때 기본적으로 숙주나물이 같이 나오지만, 우리 일행은 항상 "숙주 한 대접 추가요"를 외친다. 이 숙주나물이 정말 '쉐프의 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녀석 덕분에 부대찌개를 먹는다는 느낌보다는 부대찌개 맛이 나는 쌀국수 국물을 먹는 것만 같다. 해장에 굿~!! 숙주나물이 시원한 맛을 내고 소시지와 햄이 부대..
이렇게 찬 바람이 불 땐 역시 뜨끈~하고, 진한 국물이 제격이다. 점심식사 하러 종종 가는 유래등의 음식 맛은 이 기준으로는 내게 제일가는 중국식당이다. 살짝 맵고 진한 불맛 나는 국물이 일품이니까. 하지만 유래등의 최대 단점이 있다. 음식 맛이 복불복이란 거다. 맛집으로 알려졌는지 식사 시간에 사람이 많이 몰릴 때엔 특유의 진한 불맛이 사라진다. 밍밍한 맛을 보게 되면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맛있는 곳이니 기본은 할꺼라는 기대감이 깨지는 건 물론이고, 만만찮은 가격을 내고 먹는 음식이니까. 참고로 짬뽕이 9,000원이다. 이러니 내 마음 이해하겠지? 여하튼, 오늘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럴땐 유래등이 매우 사랑스럽지. 오늘 먹은 소고기 짬뽕은 묵직한 국물 맛을 볼 수 있는 메뉴다. 제대로 된 맛..
우리 어묵 전골 해서 먹을까? 이런 뜨끈한 제안은 거절할 수가 없다. 당연히 오브코올쓰. 걸어서 30분 걸리는 이마트까지 가는 건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_ㅋ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모인 이마트. 동네 사람들 모두 여기에 모였나? 아내님은 뒤 사람에게 밀리며 무빙워크 타는 것도 재밌나 보다. 내 팔에 매달린채로 싱글싱글 거린다. 우리는 뿌리 달린 대파를 샀다. 쌉싸름한 쑥갓도 샀다. 어묵과 곤약은 당연히 샀고, 시원하게 국물 우러나라고 무도 샀다. 아!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4캔에 만 원짜리 필스너 캔맥주도 샀다. 계산하고 집으로 룰루랄라. 뽀골뽀골뽀골~ 꼬치에 끼운 어묵들이 자꾸 어깨를 들썩이며 끓는다. 이 냄새와 소리를 어떻게 기다렸나 싶다. 채소, 멸치 육수가 맛난 냄새를 허연 김을 내뿜으며 거실을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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